불황이 길어지면서 소비자들의 지출 패턴에도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최근 ‘가성비’ 소비가 일상화되며, 일반 마트보다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높은

창고형 마트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죠.

실제로 최근 보도에 따르면, 트레이더스·코스트코 등 창고형 마트는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는 반면,

전통 대형마트는 일부 점포 폐점 등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실제 소비자들은 어떤 선택을 하고 있을까요?
로플랫의 데이터를 통해 최근 오프라인 유통의 흐름을 들여다봤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를 ‘대형마트’, 트레이더스와 코스트코를 ‘창고형 마트’로 구분해 분석했습니다.

로플랫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몇 년 간 마트의 전체 방문자 수는 증가하고 있습니다.

먼저, 이마트는 독주, 홈플러스는 단기 상승 후 제자리, 롯데마트는 정체라는 셋의 각기 다른 특징이 보이는데요.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의 5년간 방문자 추이를 보면 이마트는 코로나 이후 빠르게 치고 올라왔고,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상대적으로 평이한 흐름을 보입니다.

특히 이마트의 성장세는 PB상품 강화, 체험형 콘텐츠 강화 등의 복합적 전략의 결과로 해석되는데요.

‘노브랜드’, ‘피코크’ 같은 고유 브랜드를 중심으로 가격 경쟁력과 품질을 모두 잡았고, 이를 통해 고객 충성도를 높였습니다.

둘째는 오프라인 매장 리뉴얼입니다. 과거의 단순 진열형 구조에서 벗어나 임대매장 중심의 체험형 테넌트 확대, 그로서리 매장 확대 등 체험형·카테고리형 공간으로 매장을 재구성하여 ‘구경할 거리’를 제공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보면 창고형 마트의 성장세가 덜 도드라져 보일 수 있습니다. 전국 단위로 매장이 많은 대형마트는 기본적으로 창고형 마트보다 방문자 수 자체가 크기 때문이죠.

하지만 트레이더스와 코스트코만 따로 떼어 놓고 보면 얘기가 다릅니다.

아래의 그래프는 브랜드별 전체 매장 방문자 수를 매장 수로 나눈 데이터로, '1개 매장당 평균 방문자 수'를 나타냅니다. 단순히 어디에 더 많은 사람이 갔느냐가 아니라, '한 매장에 얼마나 사람들이 몰렸는가'를 보여준다고 보면 됩니다.

그래프만 봐도 느껴지듯 트레이더스와 코스트코는 대형마트보다 훨씬 높은 평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말 기준으로 보면 트레이더스는 모든 브랜드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에요.

이렇게 보이는 건 창고형 마트의 매장 수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대형마트는 전국 단위로 매장이 많기 때문에 전체 방문자는 많아도 매장당 유입은 분산되는 경향이 있죠. 반면 창고형 마트는 소수의 매장에 수많은 인원이 몰리는 구조다 보니, ‘몰리는 힘’이 눈에 띄게 강하게 나타납니다.

창고형 마트는 대용량·저단가 상품 중심에 ‘장보러 가는 김에 외식도 하고 구경도 하고’라는 패턴이 얹혀진 주말 외출용 소비 공간입니다. 푸드코트, 시식, 전시도 있지만 본질은 한 번에 많이 사고 나오는 곳. 특히 가족 단위 장보기에 최적화되어 있죠.

대형마트는 최근 들어 체험형 매장, 테마관, 복합공간 등으로 리뉴얼을 추진하고 있지만 방문 목적 자체는 여전히 생활 소비 중심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방문 패턴도 평일·주말 모두 고르게 유지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어요.

이런 흐름의 배경에는 경제 불안정과 소비 전략의 변화가 있습니다

• 대용량 구매 선호: 물가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한 번에 많은 양을 구매하여 비용을 절감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창고형 마트는 이러한 대용량 구매에 적합한 환경을 제공합니다.

• 가족 단위 쇼핑: 넓은 매장과 다양한 상품 구색으로 인해 가족 단위 쇼핑객들에게 매력적인 장소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 복합 문화 공간: 단순한 쇼핑을 넘어 외식, 문화 체험 등 다양한 활동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트레이더스와 코스트코로 대표되는 창고형 마트는 최근 5년간 빠르게 점유율을 키우고 있습니다. 2020년 전체 마트 시장에서 10% 남짓이었던 창고형 마트의 점유율은 2025년 2월 기준 17%까지 증가했고, 같은 기간 대형마트 점유율은 그만큼 줄어들었습니다.

창고형 마트가 인기를 끌고 있는 배경은 꽤 명확합니다. 고물가 시대에 맞춰 대용량·저단가 중심의 가성비 상품 구성이 가장 큰 매력이고, PB상품과 수입상품 중심의 큐레이션도 소비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올해가 시작된지 두 달 만에 17%까지 오른 점유율. 과연 올해가 끝날 즈음엔 그 숫자가 어디까지 올라가 있을까요?

창고형 마트의 성장에만 집중하면, 대형마트의 변화는 잘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도 쉬지않고 움직이고 있습니다. 최근 유통업계 트렌드를 보면 양쪽 마트는 다른 방향으로 진화 중이라는 게 느껴집니다.

대형마트는 기존의 장보기 중심 포맷을 유지하면서도 PB 강화를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 신선식품 중심 리뉴얼, HMR 확대 같은 ‘생활 소비 강화 전략’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마트는 최근 ‘가격 파격 선언’을 통해 매주 특정 품목을 대폭 할인하며 소비자의 체감 물가를 낮추는 데 힘을 쏟고 있고,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역시 주요 식료품군에 한해 적극적인 가격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창고형 마트는 일상적인 소비처라기보다는 특별한 이벤트형 공간에 가깝습니다. 단가가 높고 상품 구성이 대용량이기 때문에, 대량 구매가 필요할 때 주로 찾는 곳이죠. 대신 합리적인 가격, 다양한 상품 카테고리, 체험 요소 등이 함께 제공됩니다.

트레이더스는 최근 점포별 큐레이션을 강화하며, 지역 맞춤형 매장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최근 오픈한 마곡점은 오피스 상권 특성을 반영해 간편식이나 사무용 간식류를 늘리고 대형 카페 공간을 마련했죠.

코스트코는 프리미엄 수입상품 강화와 함께, 오는 5월부터 연회비 인상에 나섭니다.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선 대체 쇼핑 채널을 고민하는 움직임도 보이지만, 여전히 ‘코스트코에서만 살 수 있는’ 매력은 유효해 보입니다.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창고형 마트가 대용량·합리적 가격을 무기로 오프라인 유통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하는 가운데,
이에 대응해 대형마트도 신선식품 강화, PB 경쟁력 확대, 체험형 매장 리뉴얼 등

생활 소비에 밀착된 전략으로 변화의 방향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온라인 장보기, 새벽배송, 근거리마트 … 대체재가 넘쳐나는 시대가 되면서 유통의 중심이

온라인으로 옮겨갔다는 말도 많지만 오프라인 마트의 존재감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앞으로 오프라인 마트는 또 어떤 방식으로 자신만의 역할을 만들어갈까요?

오늘 뉴스레터도 재미있게 보셨길 바라며, 다음에도 알찬 인사이트로 돌아오겠습니다! 😊